
옴니보어(Omnivore) 소비자: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패션의 미식가들
패션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있어 새로운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은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고 성공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데요,
특히 최근 패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비자 그룹 중 하나는 바로 ‘옴니보어(Omnivore)’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옷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패션 규칙을 재정의하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옴니보어 소비자가 누구이며, 이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방식으로 패션을 소비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1. 옴니보어라는 단어의 유래와 패션으로의 확장
‘옴니보어(Omnivore)’라는 단어는 원래 라틴어 ‘omnis(모든 것)’와 ‘vorare(먹는 것)’의 합성어로, ‘잡식성 동물’을 의미합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육식과 채식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먹는 동물을 지칭하는 용어였습니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사회학 분야로 확장되며, 문화적 맥락에서 ‘옴니보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적 옴니보어는 특정 장르나 문화에만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부터 고급문화까지 다양한 문화적 취향을 두루 섭렵하는 사람들을 의미했습니다.
예시로 오페라를 즐기면서 동시에 힙합 음악도 좋아하는 사람을 ‘문화적 옴니보어’라고 부를 수 있었죠.
이러한 개념이 패션 산업으로 유입되면서, ‘패션 옴니보어(Fashion Omnivore)’라는 새로운 소비자 유형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들은 특정 스타일이나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하이엔드 명품부터 중저가 SPA 브랜드, 빈티지 의류, 스트리트 패션, 심지어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스포츠웨어까지 모든 패션 장르를 자유롭게 섞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소비자들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2. 옴니보어 소비자가 탄생한 시대적 배경
옴니보어 소비자는 단순히 개인의 취향을 넘어, 사회적, 기술적 변화가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입니다.
이들의 등장을 이끈 주요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보의 민주화와 다양성 확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특정 계층만 접근할 수 있었던 패션 정보를 모든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잡지나 TV를 통해 정형화된 트렌드만 접했다면, 이제는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스타일과 브랜드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특정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스타일을 발견하고 조합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2) 브랜드 위계의 약화
과거에는 명품 브랜드가 곧 지위와 부를 상징하며 강력한 위계 질서를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럭셔리 브랜드들이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예: 루이비통과 슈프림)하거나,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가 명품 못지않은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서 브랜드 간의 경계가 모호해졌죠.
이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브랜드의 ‘이름값’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하게 제품의 디자인이나 개성에 따라 소비하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3) 개성과 자기표현의 중요성 증대
현대사회에서 패션은 단순히 몸을 가리는 수단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획일화된 스타일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조합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여러 장르를 섞는 옴니보어 스타일이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3. 옴니보어 소비자의 특징과 소비 패턴
옴니보어 소비자들은 패션을 대하는 태도와 소비 방식에서 기존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1) '하이 앤 로우(High & Low)' 믹스 매치
명품 브랜드의 재킷과 중저가 브랜드의 티셔츠를 함께 입거나, 고가의 디자이너 신발과 빈티지 바지를 매치하는 등, 가격과 브랜드의 경계를 허무는 스타일링을 즐깁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가치가 아니라, 전체적인 스타일의 조화와 개인의 만족도이기 때문이죠.
2) 빠른 트렌드 흡수와 창조
이들은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는 동시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데 능숙합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영감을 얻고,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는 주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를 다시 SNS로 공유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아주 익숙하죠.
3) 스토리와 가치 소비
옴니보어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스토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단순히 옷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 지속가능성, 사회적 가치 등을 알아가는 것을 즐기기도 하죠.
명품 브랜드의 장인 정신에 감탄하고 존중하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신생 브랜드의 메시지에도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신념을 만들어갑니다.
4)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이들은 온라인 쇼핑, 팝업 스토어, 중고 의류 거래, 리셀 시장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패션을 경험합니다.
오프라인 쇼핑을 할 때에도 여러 브랜드를 돌아보듯이, 한 채널에 정착하지 않고 앱과 앱을 건너며 새로운 쇼핑 경험을 찾고 패션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즐깁니다.
4. 옴니보어 소비자의 주요 연령대
옴니보어 소비자는 특정 연령대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지만, 주로 MZ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디지털 환경에 가장 익숙하며, 개인의 가치관과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 세대의 특징이 옴니보어 소비 성향과 잘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1) 밀레니얼 세대 (1980년대 초 ~ 1990년대 중반 출생)
밀레니얼 세대는 옴니보어 소비 성향을 처음으로 본격화한 세대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위계적 소비 문화(명품 브랜드가 곧 신분)를 경험과 동시에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브랜드와 스타일을 접하기 시작한, 과거의 위계적인 소비 문화를 경험한 동시에 디지털 전환기를 거친 세대입니다.
이 때문에 명품에 대한 동경과 함께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공존하여, 하이엔드와 저가 브랜드를 혼합하는 '하이 앤 로우' 스타일링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옴니보어 소비의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2) Z세대 (199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반 출생)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란 완벽한 디지털 네이티브입니다.
이들은 브랜드 간의 경계가 무너진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패션을 단순한 소비가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놀이와 같은 행위로 인식합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감을 얻고,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는 주체적인 소비자입니다.
3. 알파 세대와 그 이후 (2010년 이후 출생)
알파 세대와 그 이후 세대는 더욱 강력한 옴니보어 성향을 보이는데요, 이들은 Z세대보다 더욱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과 숏폼 콘텐츠에 노출되었습니다.
풍요로운 경제 환경 속에서 성장해 소비의 선택지가 많으며, 명품 브랜드와 소비 트렌드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브랜드의 위계는 거의 의미가 없으며, 오직 '개인의 취향'과 '재미'만이 소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들은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의 옷을 구매하거나, AI가 추천하는 맞춤형 스타일을 선택하는 등,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패션을 즐길 것입니다.
5. 옴니보어 소비자가 선호하는 스타일
옴니보어는 특정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는 것을 즐기는데요,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스타일링 요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스트리트 패션 + 하이엔드 믹스
스트리트 브랜드의 후드티나 스니커즈를 명품 브랜드의 코트나 가방과 함께 매치합니다.
이 조합은 캐주얼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여, 옴니보어 스타일의 정석으로 여겨집니다.
2) 빈티지(Vintage) + 최신 트렌드
유행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가치를 지닌 빈티지 의류를 구매하고, 여기에 최신 유행하는 아이템을 더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희소성과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이들의 성향이 반영된 스타일입니다.
3) 스포츠웨어(Athleisure) + 캐주얼
애슬레저룩이 일상 패션으로 자리 잡으면서, 옴니보어들은 트레이닝복이나 스포츠용품을 일상복과 자유롭게 섞어 입습니다.
기능성과 편안함을 중시하면서도, 스타일을 놓치지 않는 조합이죠.
4) 다양한 서브컬처 요소의 결합
그런지, 힙합, 펑크 등 특정 서브컬처의 요소들을 한데 섞거나, K-POP 아이돌의 패션, 일본 하라주쿠 스타일 등 다양한 문화권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패션을 재창조합니다.
6. 옴니보어와 지속가능성
옴니보어 스타일은 단순히 여러 스타일을 섞는 것을 넘어, 패션의 순환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과 연결됩니다.
이들은 '새로운 것을 계속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1) 다양한 채널 활용
옴니보어 소비자들은 SPA 브랜드의 저렴한 옷과 명품을 믹스 매치합니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유행이 지나기 쉬운 저렴한 제품을 한 번 입고 버리는 대신, 빈티지나 중고 거래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로 이어집니다.
이들은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빈티지 샵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옷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기여합니다.
2) 리폼과 DIY
이들은 기존의 옷을 리폼(reform)하거나 DIY(Do-It-Yourself)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더합니다.
찢어진 청바지에 패치를 붙이거나, 낡은 티셔츠에 페인팅을 하는 등의 행위는 버려질 뻔한 의류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지속가능한 실천입니다.
3) 재활용과 업사이클링
옴니보어는 단순히 옷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친환경 소재나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에 관심을 가집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철학에 공감하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가치 있는 소비를 선택합니다.
7. 옴니보어를 위한 마케팅 전략
브랜드는 옴니보어 소비자들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1) 경계를 허무는 콜라보레이션
명품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의 협업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이러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은 옴니보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믹스 매치'의 가치를 브랜드가 직접 보여주는 효과를 낳습니다.
예시로 루이비통과 나이키의 협업은 전통적인 명품 소비자와 스니커즈 문화에 익숙한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 스토리텔링과 브랜드 철학
옴니보어는 브랜드의 '이름'뿐만 아니라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지 등의 스토리텔링은 이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거나, 특정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진행하는 브랜드가 옴니보어에게 호응을 얻는 이유입니다.
3) 다양한 채널에서의 접점 확대
옴니보어는 특정 채널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 공식 홈페이지, 소셜 미디어(인스타그램, 틱톡), 그리고 무신사나 29CM와 같은 패션 플랫폼까지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메타버스나 라이브 커머스 같은 새로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커뮤니티와 팬덤 구축
옴니보어는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주체입니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들이 브랜드에 대한 의견을 나누거나 스타일링 팁을 공유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