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글에서 언급한 LGBTQ+ 마케팅에 대해 잠시 생각해볼까 합니다.
LGBTQ+ 마케팅
LGBTQ+ 마케팅은 위험성이 따르지만 그 위험성만큼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젠더리스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고, 이 기회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는데요, 마케팅에서는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먼저 이 마케팅을 실행했을 때 닥칠 수 있는 부작용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1. LGBTQ+ 마케팅의 부작용
LGBTQ+와 같은 민감한 사회적 주제를 패션 브랜드가 마케팅에 활용할 때는 긍정적인 효과만큼이나 심각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젠더리스 소비자를 공략하려다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거나 역풍을 맞을 수 있죠.
1) 핑크워싱 (Pinkwashing)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입니다.
핑크워싱은 기업이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이슈에 진정으로 관심이 없거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만 상징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을 비판하는 용어입니다.
2) 타겟 소비층의 반발
LGBTQ+를 지지하는 마케팅은 일부 보수적인 소비자층으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의 전체 소비자 기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불매 운동
브랜드의 메시지가 특정 소비자층의 가치관과 충돌할 경우, SNS를 중심으로 한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브랜드 이미지 혼란
기존의 '젠더리스' 소비자와는 거리가 있는 보편적인 소비층에게 브랜드가 너무 특정 이슈에만 치우쳐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자칫하면 브랜드의 본질적인 정체성이 흐려질 수도 있죠.
3) 토큰리즘 (Tokenism) 비판
토큰리즘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소수 집단의 한 사람만을 내세우는 행위를 비판하는 용어입니다.
-단순한 상징성 활용
한두 명의 성소수자 모델을 기용하거나, 단순히 성소수자 상징을 제품에 넣는 행위는 깊이 있는 이해와 존중 없이 겉으로만 포용적인 척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다양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구색 맞추기'에 그쳤다는 인상을 줄 수 있죠.
-소비자들의 높은 기준
젠더리스 소비자를 포함한 젊은 세대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꿰뚫어 보는 안목이 높습니다.
이들은 광고에 성소수자가 등장하는 것을 넘어, 각종 뉴스와 자료들을 통해 브랜드의 실제 행동과 철학이 얼마나 일관성 있는지 면밀히 살핍니다.
2.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
부작용을 성공적인 LGBTQ+ 마케팅은 단순히 '언급'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DNA에 그 가치를 녹여내는 데 있습니다.
1) 진정성 있는 관계 구축
단기적인 캠페인이 아닌,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관련 커뮤니티를 후원하거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투자해야 합니다.
이는 브랜드가 진정으로 해당 이슈에 헌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2) 내부로부터의 변화
브랜드의 마케팅 메시지가 외부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직원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사내 정책을 수립하고, 모든 직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내부적으로 먼저 변화를 실천해야 합니다.
3) 다양한 스토리텔링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단순한 상징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이는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쌓는 데 기여합니다.
4) 리스크 관리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LGBTQ+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 예상되는 소비자 반응과 잠재적 논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어떤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확고한 브랜드 철학이 있어야 하죠.
리스크를 예상할 줄 알아야 대비도 할 수 있을테니까요.
3. 젠더리스 패션에 접근하는 가장 안정적인 방식
1) 진정한 가치 내재화: 왜 '보여주기식'이 아닌가
진정성은 젠더리스 패션 마케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단순히 유행을 쫓아 몇몇 젠더리스 아이템을 출시하거나,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같은 특정 시기에만 성 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척하는 행위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듭니다.
이러한 행위는 '핑크워싱' 또는 '토큰리즘'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진정한 가치 내재화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변화를 수반합니다.
-브랜드 철학 재정립
브랜드의 미션과 비전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포함시켜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마케팅 문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 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모든 개인의 자유로운 자기표현을 지지한다"는 브랜드 철학은 젠더리스 패션을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만듭니다.
-제품 디자인 및 생산 프로세스 변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분 없이 디자인을 시작해야 합니다.
사이즈 체계도 성별이 아닌 신체 치수를 기준으로 세분화하거나, 모든 체형에 맞도록 유니버설 핏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성별에 따른 재고 예측을 없애 생산 효율을 높이고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내부 기업 문화 혁신
브랜드의 외부적인 메시지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내부 구성원들부터 젠더리스와 다양성을 존중해야 합니다.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을 없애고, 사내 성 소수자 그룹을 지원하며, 모든 직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외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기반이 됩니다.
2) 균형 있는 위험 감수: '점진적 변화'의 중요성
젠더리스는 여전히 모든 소비층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개념은 아닙니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변화는 기존 고객층의 이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를 최소화하면서도 미래 성장을 도모하는 '점진적 접근'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다음은 균형 있는 위험 감수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들입니다.
-캡슐 컬렉션 또는 서브 라인 론칭
전체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 번에 바꾸기보다, '젠더 뉴트럴' 또는 '젠더리스'라는 별도의 라인이나 캡슐 컬렉션을 론칭하여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고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다양한 모델 기용
젠더리스 패션을 선보일 때, 남성과 여성 모델을 함께 등장시키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인종, 체형, 연령대의 모델을 활용하여 브랜드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이는 기존 고객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보편적인 마케팅 전략입니다.
-핵심 아이템부터 변화 시작
모든 제품을 젠더리스로 전환하기보다, 후드티, 맨투맨, 오버사이즈 셔츠, 코트 등 성별 구분이 상대적으로 모호한 기본 아이템부터 젠더리스 핏을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젠더리스 패션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새로운 스타일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마케팅 메시지의 점진적 전환
초기에는 '남녀 공용', '유니섹스'와 같은 비교적 익숙한 용어를 사용하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점차적으로 '젠더리스', '성별 없는 옷'과 같은 메시지로 전환하여 소비자를 교육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